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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효과·신기술·사회 공헌… 칸을 관통한 3대 키워드

2017-08-01 19:56:39
[2017 칸 라이언즈 리뷰]

지난 6월 17일부터 일주일간 열린 칸 라이언즈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벌(칸 국제광고제)엔 모두 24개 부문에 41,170점이 출품됐다. 

칸 라이언즈는 전세계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벌’들 중 ‘올림픽’이라 불린다. 1953년 시작된 세계 최고의 크리에이티비티 축제는 1992년 옥외 부문과 인쇄 부문, 1998년 사이버 부문, 1998년 미디어 부문이 추가되는 등 급속히 카테고리를 넓혀나갔다. 수상작 시상과 출품작 전시회로 이뤄졌던 행사가 이 무렵부터 세미나 위주로 확대되기 시작한다. 2000년 이후 그 변신의 보폭은 더욱 더 커졌다. 

매체시장의 변화가 페스티벌 변신의 동력이다. 광고시장의 규모는 여전히 확대되고 있지만 광고비가 인터넷이나 소셜미디어와 같은 ‘사이버’ 매체를 통해 집행되기 시작하면서 기존 유료매체를 활용하던 전통적 의미의 광고는 상대적으로 위축되고 있다.
 
이를 60년대 빌 베른바흐(Bill Bernbach)가 주도한 광고 혁명에 빗대 ‘신(新) 크리에이티브 혁명’이라 부르기도 한다. 

크리에이티브 혁명의 소용돌이 한 가운데를 살면서 이 혁명의 소용돌이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으며 어떤 모습을 갖추고 있는지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칸 라이언즈가 대행사들은 물론 마케터와 프로덕션, 미디어, 테크기업들까지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이 ‘크리에이티비티의 올림픽’이야말로 크리에이티브 혁명이 지난 1년 동안 어떻게 일어나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행사기 때문이다. 

2000년 이후 여러 개인이나 단체가 크리에이티비티와 비즈니스 성과 간의 연관관계를 찾으려 애쓰기 시작했다. 프리비어슬리 어너베일러블(Previously Unavailable)의 제임스 허먼(James Hurman)이 영국의 IPA(Institute of Practitioners in Advertising)의 연구결과와 칸 라이언즈 수상작들의 사업 성과를 비교해 저술한 ‘크리에이티비티를 위한 변명(The Case for Creativity, 한국어 번역서 ‘상 받은 광고가 11배 더 잘 팔린다’)’에서는 실제 칸 라이언즈에서 ‘올해의 마케터’로 선정된 광고주들이 수상하기 직전 예외 없이 역대 최고의 비즈니스 성과를 달성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크리에이티비티와 사업상 성과 간 관계가 분명해지면서, 최근 칸 라이언즈에 등록하는 참관단 중 25%는 광고주나 마케터가 차지하고 있다.

‘올해의 크리에이티브 마케터’로 선정된 버거킹은 ‘덜 재수없는 광고주가 되는 법’이라는 제하에 세미나를 주재해 인기를 끌었으며, 유니레버, P&G, 레고, IBM, RB, 토미 힐피거, 디아지오, 화이자 등 수십 여 광고주들이 세미나와 워크샵을 통해 자신들의 비즈니스와 크리에이티비티에 대해 홍보했다. 

우리나라에서는 CJ E&M이 제일기획과 공동으로 세미나를 주재했다. CJ E&M은 YG 엔터테인먼트와 함께 라이언즈 엔터테인먼트 세션을 통해 케이팝이 세계 젊은이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소개하기도 했다. 제일기획에게는 이 번이 칸 라이언즈 참가 이래 열 번째 세미나였다. 




광고주들은 세미나를 통해 자사 홍보를 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보다 적극적인 방법으로 칸 라이언즈에 참여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칸 라이언즈에 직접 출품하는 광고주가 크게 늘기 시작했다. 특히 기술기업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구글이 몇 년 전부터 여러 부문에서 칸 라이언즈 그랑프리를 석권해온 데 이어, 올해엔 트위터가 극히 전통적인 부문인 옥외 부문에서 그랑프리를 받아 눈길을 끌었다. 작년도 VR 다큐멘터리로 그랑프리를 차지했던 뉴욕타임즈는 올해 또 다시 드로가5와 공동 출품해 필름과 필름 그랑프리 부문에서 금상을 모두 다섯 개 받았다. 

광고주들이 직접 칸 라이언즈에 출품까지 하는 이런 현상은 광고주들이 크리에이티비티와 비즈니스 성과 간 상관관계를 신봉하고 있다는 증거다. 

지난 해 칸에서 올해의 크리에이티브 마케터로 선정됐던 삼성은 올해 레오 버넷의 전설적 크리에이티브 마크 터셀(Mark Tutssel)과 함께 세미나를 주재해 삼성이 불과 5년 남짓한 기간 전세계에서 가장 크리에이티브한 광고주 중 하나가 된 과정을 소개하기도 했다. 

미디어업계의 모습이 하루가 멀다 하고 변화를 거듭하면서, 칸 라이언즈는 구글이나 트위터, 스포이파이, 스냅챗, 핀터레스트 등 관련 기술기업들도 반드시 참가해야 할 행사로 자리를 굳혔다. 

‘라이언즈 이노베이션’을 출범해 혁신적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가리고, 유니레버 등의 후원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관련 스타트업 기업들을 육성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미국 광고 전문지 애드버타이징 에이지 등 업계 일각에선 칸 라이언즈가 CES나 SXSW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이런 현상들은 칸 라이언즈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대형 브랜드나 대행사 할 것 없이 전세계 기업들은 하나 같이 뛰어난 신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을 찾고 있다.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애플이라는 4대 기술 대기업들이 전세계 인재들을 진공청소기처럼 ‘흡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의 발굴과 육성은 단순한 외연확장의 문제가 아닌 생존의 문제다. 실제 올해 칸 라이언즈에서는 L2를 운영하고 있는 스콧 갤러웨이 교수가 ‘2017년 디지털 업계의 승자와 패자’라는 세미나를 통해 이 4대 기술대기업으로 인해 전세계 경제계가 맞은 ‘위기’를 분석하기도 했다. 

이 4대 기술 대기업들의 ‘세계정복’은 칸 라이언즈 수상작들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4대 거인에 속하는 구글은 모두 21개의 사자상을 차지했다. 

더욱이 이 중 15개는 대행사가 아닌 광고주인 구글이 직접 ‘인하우스 팀’을 통해 집행하고 출품한 것이다. 인공지능과 가상현실이 점점 더 크리에이티비티의 주류 캔버스로 대두되는 현 상황에서 크리에이티브와 광고주들에게 구글의 신기술이 더 없이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마존의 캠페인도 모두 6개의 사자상을 받았다. 그러나 이 거인들 중 최근 칸 라이언즈의 가장 큰 승자는 페이스북이다. 페이스북을 이용하지 않는 광고나 마케팅 캠페인이 과연 오늘날 존재하기나 할까? 

모든 소비자들이 잠재적 혹은 실질적 ‘퍼블리셔’가 된 이 시대, 몇 년 째 칸 라이언즈에서 열리는 수많은 세미나들 중 상당수는 ‘선(Good)’을 위한 ‘대의명분(Cause)’ 마케팅에 할애되며, 수많은 사자 트로피들이 선과 대의명분을 통한 마케팅 활동에 수여되고 있다. 이런 상황은 지난 해 칸 라이언즈를 찾은 최초의 유엔 사무총장 반기문은 7개 전세계 글로벌 광고대행사 지주회사 회장들에게 크리에이티비티를 통해 유엔의 지속개발성장목표를 달성하게 지원해달라고 촉구했다. 

인터넷이나 소셜미디어로 인해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완전히 바뀌고 모든 개인이 퍼블리셔가 된 지금, 언론의 목소리는 일반 대중들의 목소리에 파묻혀 더 이상 예전처럼 크게 울리지 않는다. 기업들은 사람들이 쉽게 이해하고 좋아해줄 만한 ‘착한 일’을 하려 애쓰고 있다. 올해 칸 라이언즈 그랑프리 수상작들을 봐도 이런 대의 마케팅이 여전히 대세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크리에이티브 데이터 부문 그랑프리 ‘케어 카운트(Care Counts)’, 사이버와 건강복지 부문 그랑프리 ‘그레이엄을 만나라(Meet Graham)’, 디자인 부문 그랑프리 ‘흔하지 않은 축구장(The Unusual Football Field)’, 이노베이션 부문 ‘휴머니엄 금속 이니시어티브(Humanium Metal Initiative)’, 통합 부문과 프로모 & 액티베이션 부문에서 그랑프리를 받은 ‘목소리를 부스트해요(Boost Your Voice)’ 등, 기업을 위해 집행된 그랑프리 수상작들 중 대다수가 공익적인 측면을 띄고 있다. 

올해 그랑프리 4관왕을 차지한 ‘두려움 없는 소녀(Fearless Girl)’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의 투자회사 AAGA(State Street Global Advisor)가, 주가상승을 상징하는 월스트리트의 황소상 앞에 용감히 맞서는 어린 소녀의 청동상을 제작하면서 전세계적으로 언론과 대중의 관심을 얻어낸 사례다. 전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투자회사가 남성위주의 ‘자본주의사회’에 반기를 든 어린 소녀로 대중의 관심을 이끌어내야겠다고 생각한 발상 자체가 사실은 획기적이다. 

칸에서는 다른 무엇보다도 양성평등 문제에 관심이 많다. 칸 라이언즈는 2015년부터 유리천장을 상징하는 ‘글래스’ 부문이 신설되어 여성인권신장과 관련된  캠페인을 심사하기 시작했다. 

또한 시잇비잇(See It Be It) 프로그램을 통해 젊은 여성들에게 우수한 여성 멘토를 소개해 주고 있으며, 되도록 많은 여성들에게 칸 라이언즈 심사위원을 맡기려 노력하고 있다. 크리에이티브 업계에 ECD 이상 여성중역이 다른 업계에 비해 현저히 낮은 5%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에 자극받은 칸 라이언즈는 심사위원 선정부터 여성 비율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연수 칸 라이언즈 한국사무국 부사장 mermadam@canneslio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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