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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대신 당신의 정체성을 불러 드립니다"… 스타벅스 '아이엠' 프로젝트

2021-09-13 14:26:33
LGBTQIA+커뮤니티가 자신의 정체성을 대변할 수 있는 이름 가져야 한다는 메시지 전해
스타벅스 매장을 공증인사무소로 바꿔 LGBTQIA+ 커뮤니티에 도움
트랜스젠더 모델 발렌티나 "대중문화가 우리를 동등한 사람으로 보는 것이 중요"

스타벅스가 주어진 이름 대신, 고객이 직접 선택한 이름을 불러주는 특별한 프로젝트를 펼쳤다. 스타벅스 브라질은 2020 국제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International Transgender Day of Visibility)을 맞아 트랜스젠더들이 법적으로 이름을 바꿀 수 있도록 돕는 '아이엠(I am)'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아이엠' 프로젝트는 스타벅스 매장을 공증인사무소로 변경했고 트렌스젠더들이 무료로 이름을 바꿀 수 있도록 도왔다.

세계 최대의 크리에이티비티 축제인 칸 라이언즈(The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의 디지털 축제 '칸 라이언즈 라이브(Cannes Lions Live)' 키노트 세션에서는 크리에이티비티 대행사 VMLY&R과 스타벅스가 무대에 올라 '아이엠' 프로젝트의 크리에이티비티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했다. 

브라질 출신의 트랜스젠더 모델 발렌티나 삼파이우. ⓒCannes Lions
브라질 출신의 트랜스젠더 모델 발렌티나 삼파이우. ⓒCannes Lions

이 세션에는 트랜스젠더 모델 발렌티나 삼파이우(Valentina Sampaio), 클라우디아 말라게라(Claudia Malaguerra) 스타벅스(Starbucks) 브라질 매니징 디렉터(Managing Director), 베스 웨이드(Beth Wade) VMLY&R 글로벌 CMO(Global Chief Marketing Officer), 라파엘 피탄기(Rafael Pitanguy) VMLY&R 브라질(Brazil) CCO (Chief Creative Officer)가 출연했다.

브라질 출신의 슈퍼모델 겸 배우 겸 사회 운동가인 발렌티나 삼파이우는 트랜스젠더로 살면서 겪은 굴욕적이고 충격적이었던 첫 사회생활 경험을 공유했다.

그는 모델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 헤어와 메이크업이 다 준비된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클라이언트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았다. 클라이언트는 해고 이유에 대해 "트랜스젠더를 회사의 얼굴로 사용하면 소비자들로부터 부도덕하다고 여겨질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그 상처를 극복하는데 일 년이 걸렸으며 이를 극복하는 동안 영화 베레니체(Berencie)에 출여하게 됐다. 영화 촬영 후 그는 다시 모델로서 활동 할 용기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후 그는 첫 트랜스젠더 모델로 보그 파리(Vogue Paris) 표지를 장식했고 빅토리아 시크릿(Victoria Secret)의 캐주얼 속옷 라인인 '핑크' 모델로 발탁됐다.

발렌티나는 "유명세는 내가 직면한 일상적인 편견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됐지만 소셜 미디어와 같은 공간에서는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로부터 공격받기 쉬운 자리에 처하게 했다"며 "우리는 똑같은 사람이고 다른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권리가 있다. 대중문화가 우리를 동등한 사람으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트랜스젠더들이 출생하면서 받은 이름이 그들의 정체성을 반영하지 않기 때문에 그 이름으로 불릴 때 어려움을 겪는다고 전했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바꾸는데 2년간의 긴 법적 절차를 밟았고 그 과정에서 수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발렌티나는 "내 꿈은 스타벅스와 같은 브랜드들이 트랜스젠더들을 위한 안전한 공간을 제공하는데 있어 진취성을 갖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타벅스 매니징 디렉터 클라우디아 말라게라. ⓒCannes Lions
스타벅스 매니징 디렉터 클라우디아 말라게라. ⓒCannes Lions

발렌티나는 스타벅스 매니징 디렉터인 클라우디아 말라게라에게 스타벅스가 트랜스젠더 커뮤니티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 물었다.

클라우디아는 "스타벅스에서 음료를 줄 때 고객의 이름을 컵에 적어 부르는 것은 고객의 정체성에 다가가기 위한 것"이라며 "모든 사람들의 특성을 존중하고 모든 사람이 우리 매장에 방문할 수 있도록 하고 모든 사람을 고용하고 싶다면 모든 사람이 자신이 선택한 정체성에 맞는 이름으로 불려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얘기했다. 

VMLY&R 글로벌 CMO 베스 웨이드ⓒCannes Lions
VMLY&R 글로벌 CMO 베스 웨이드ⓒCannes Lions

이어 발렌티나는 VMLY&R 글로벌 CMO 베스 웨이드에게 전 세계 LGBTQIA+ 커뮤니티와 관련된 VMLY&R의 계획에 대해 물었다.

베스는 "VMLY&R는 오랜 브랜드 옹호(Brand advocacy) 역사를 가지고 있다"며 "가정폭력과 성평등과 같은 중요한 이슈들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증가시키고 긍정적인 변화를 유도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클라이언트와 파트너십을 통해 이러한 변화를 유도하고 가치를 실천하고 기업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VMLY&R 브라질 CCO 라파엘 피탄기. ⓒCannes Lions
VMLY&R 브라질 CCO 라파엘 피탄기. ⓒCannes Lions

마지막으로 "아이엠 프로젝트의 아이디어는 어떻게 나왔는지"에 대해 묻는 발렌티나에게 라파엘 피탄기는 "이름의 중요성과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커뮤니티와 함께 일하는 것을 결합했다"고 답했다.

그는 "자신의 이름으로 대우받는 것이 모든 사람의 기본 권리라면, 왜 성소수자 커뮤니티의 사람들은 자신의 이름을 바꾸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는가에 대한 물음에서부터 프로젝트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대행사 VMLY&R은 성소수자 커뮤니티가 자신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이름으로 쉽게 바꿀 수 있도록 스타벅스를 공증인사무소로 바꿨다. 이 곳에서 성소수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이름으로 바꿀 수 있게 됐다. 

새로운 이름이 적힌 컵과 공문서를 들고 있는 한 트랜스젠더. ⓒCannes Lions
새로운 이름이 적힌 컵과 공문서를 들고 있는 한 트랜스젠더. ⓒCannes Lions

세션 마지막에는 '아이엠' 프로젝트를 통해 이름을 바꾼 사람들의 소감이 공유됐다.

한 참가자는 "이제 병원에서는 새로운 내 이름을 부를 것이다. 멋지다. 호텔을 예약했을 때 그들은 이제 이름으로 내 신원 확인을 할 수 있다"며 "예전 이름을 사용했을 때 나는 사람들에게 내가 트랜스젠더 여성임을 설명해야 했는데 이제는 그러지 않아도 된다"라고 밝히며 환하게 웃었다.

VMLY&R 세미나 영상은 칸 라이언즈가 새롭게 론칭한 '라이언즈 멤버십'을 구독을 통해 칸 라이언즈 홈페이지에서 온디맨드 콘텐츠로 볼 수 있다. '라이언즈 멤버십'은 2021 칸 라이언즈 라이브 프로그램과 칸 라이언즈에서 발행하는 크리에이티브 콘텐츠들을 1년 내내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회원제 프로그램이다. '라이언즈 멤버십' 등록비는 249 유로(한화 약 33만7000원)이며, 미래 인재에 대한 투자의 일환으로 30대 미만에게는 3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김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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