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칸 라이언즈 소식
1954년 '필름(Film)' 카테고리 단 하나로 시작한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이하 칸 라이언즈)는 시대의 변화에 맞춰 끊임없이 진화해왔다. 광고 산업뿐 아니라 마케팅과 비즈니스, 나아가 세상의 변화까지 반영하며, 오늘날 크리에이티브가 사회와 산업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글로벌 행사로 자리 잡았다. 칸 라이언즈의 어워드 카테고리(Award Category)를 보면, 커뮤니케이션 트렌드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와 경영 환경의 흐름까지 읽을 수 있다.
4개 카테고리로 운영되던 20세기, 그리고 확장의 시작
초창기 칸 라이언즈는 전통적 광고 중심의 축제였다. 1954년 출범 후 38년간 '필름' 카테고리로만 운영되던 칸 라이언즈 어워드는 1992년 '인쇄(Print)'(Press & Poster)로 문호를 넓히고 '사이버(Cyber)'(1998년), '미디어)Media'(1999년)가 추가됐지만 20세기까지 운영되던 카테고리는 4개에 불과했다.

그러다 2000년대에 들어서며 '라디오(Radio)'(2005년), '아웃도어(Outdoor)'(2006년) 같은 전통 매체의 크리에이티브를 평가하는 카테고리가 완비(完備)됨과 동시에 광고 외(外) 프로모션 분야인 '다이렉트(Direct)'(2002년), '프로모&액티베이션(Promo & Activation)'(2006년), 'PR'(2009년) 등이 추가되면서 칸 라이언즈는 단순한 광고 축제가 아닌 마케팅 전반을 아우르는 행사로 발전했다. 매체를 통한 메시지 전달과 이미지 형성이라는 기본적 광고 기능과 함께 소비자와의 직접적 상호작용을 통해 브랜드 체험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마케팅 환경이 변하고 있음을 반영한 결과다.
'광고 페스티벌'에서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벌'로
2011년, 칸 라이언즈는 공식 명칭을 'Cannes Lions International Advertising Festival'에서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로 변경했다. 광고만이 아닌 마케팅과 비즈니스 전반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포괄하는 행사로 몸집은 불어나는데 '광고'라는 외피로만 포장하기엔 어울리지 않는다는 공감대가 있었을 것이다.
2010년대는 여러 갈래로 어워드 카테고리가 대폭 확장한 시기다. 광고의 질적인 면을 보다 심도 있게 평가하기 위해, 제작의 완성도를 깊이 보는 '크래프트(Craft)'(필름 크래프트(Film Craft) : 2011년, 디지털 크래프트(Digital Craft) : 2016년)와 크리에이티브의 실제 비즈니스 성과를 따지는 '효과(Effectiveness)' 분야(2011년)가 새로 들어오고 디지털 대전환의 물결 속에 테크놀로지와 아이디어의 결합을 반영한 '모바일(Mobile)'(2012년)과 '이노베이션(Innovation)'(2013년)도 추가됐다.
대체 미디어로 떠오른 '소셜미디어'와 'e커머스'(2018년)를 다루는 카테고리가 새로 생긴 것도 이때다.
사회적 가치와 지속가능성의 추구
특히 2010년대 중반 이후 칸 라이언즈는 크리에이티브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여성 문제를 중심으로 다루는 '글래스(Glass)' 카테고리(2015년), UN의 지속 가능발전 목표를 반영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카테고리(2018년)가 등장하며, 광고와 마케팅이 단순히 제품을 홍보하는 역할을 넘어 사회적 변화를 이끄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과 환경·사회·지배 구조(ESG) 경영이 강조되는 시대적 흐름과 맞물린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비즈니스 패러다임의 변화 반영
2020년, 전 세계를 멈춰 세운 코로나19 팬데믹은 칸 라이언즈에도 영향을 미쳤다.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사업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했고 전통적으로 크리에이티브가 크게 강조되지 않던 B2B 분야에서도 B2C처럼 감성적인 접근과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해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시대임을 자각하게 됐다. 이에 맞춰 위기 속에서 기업이 어떻게 창의적인 변화를 이끌었는지 평가하는 '비즈니스 트랜스포메이션(Business Transformation)'(2021년)과 '크리에이티브 B2B(Creative B2B)'(2022년) 카테고리가 새롭게 추가되며 칸 라이언즈의 외연은 또 한 번 넓어졌다.
전문 업종의 크리에이티브 편입, 칸 라이언즈의 새로운 시장 개척
최근 10년간은 특정 산업 군을 독립적 카테고리로 내세우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는데 '헬스(Health)'(2014년),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2016년)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럭셔리(Luxury)'(2024년) 부문이 신설됐다. 이 부문들은 각자 수십 년 이어온 고유의 방식으로 시장에 접근하며 자신만의 마케팅·커뮤니케이션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었고, 칸 라이언즈는 해당 업종만의 독창적인 마케팅과 비즈니스 전략을 더욱 정교하게 조명할 수 있게 됨은 물론 크리에이티브한 접근과 소비자 경험 중심의 보편적인 전략이 모든 산업과 업종에 필요한 시대가 됐음을 보여주고 있다.

맺음말
칸 라이언즈 어워드는 확장과 변화를 거듭해 이제 30개 카테고리에 이르고 있다. 칸 라이언즈의 변화는 페스티벌의 흥행과 수익성 확보라는 기본적인 사업 목적이 짙게 깔려 있지만 마케팅, 비즈니스, 사회의 흐름까지 반영하며 단순한 광고 축제에서 시작해, 이제는 기업과 브랜드가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세상을 바꾸는 방법까지 고민하는 장(場)이 됐다. 앞으로 칸 라이언즈가 어떤 방향으로 진화할지, 그리고 그 변화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칸 라이언즈 서울 30주년 추진위원회 김재인 위원장]

김재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