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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공격에도 끝까지 살아남아야 그랑프리 품는다"… 이승재 아이디엇 대표

2025-04-29 13:49:58
[2025 스파이크스 아시아 심사위원과의 만남] 다이렉트·아웃도어(Direct·Outddoor) 부문
"광고 하나로 승부 보는 시대는 끝… 공유 가치·오가닉 바이럴에 집중한 대담한 실행력 돋보여"
"광고 산업의 본질에 집중하고, 매체와 형식·제약 뛰어넘는 아이디어에 수상도 따라 와"
창립 10주년 맞은 아이디엇 "우리는 여전히 도전자, 세계적 레퍼런스 될 수 있는 캠페인이 목표"
이승재 아이디엇 대표 겸 CCO. ©정상윤 기자
이승재 아이디엇 대표 겸 CCO. ©정상윤 기자

"스파이크스 아시아 쇼트리스트에 오른 작품들을 두고 8인의 심사위원들이 그야말로 물어 뜯는 평가를 했습니다. 조금이라도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부분을 다각도로 집중 공격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살아남은 작품들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브랜드브리프는 2025 스파이크스 아시아(Spikes Asia)에서 다이렉트·아웃도어(Direct·Outddoor) 부문 심사위원으로 활약한 이승재 아이디엇 대표 겸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hief Creative Officer, CCO)를 만나 올해 출품작 트렌드와 함께 심사 과정에서 발견한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승재 아이디엇 대표 겸 CCO. ©정상윤 기자
이승재 아이디엇 대표 겸 CCO. ©정상윤 기자

이승재 대표는 이번 심사를 '전지훈련'에 비유했다. 심사위원으로 선정된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 최고의 크리에이티브들이 한 자리에 모여 말 그대로 '끝장토론'을 벌였던 만큼 심사 과정의 난도는 높았지만, 광고인으로서 시야를 넓히고 한뼘 성장할 수 있었던 최고의 트레이닝이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아태 지역 최고의 작품들을 모두 살펴보고 나만의 기준으로 평가하고 다른 심사위원들과 모여 토론을 벌이는 과정을 통해 정말 많은 것들을 배우고 느꼈다"며 "국가도 인종도 문화도 다르지만, 크리에이티브라는 공통 분모를 통해 더 큰 세상을 마주할 수 있었던 뜻 깊은 경험이었다. 스파이크스 아시아를 포함한 국제 광고제에 매년 도전하는 실무자로서, 이번 경험이 엄청난 자극이 됐다"는 소감을 전했다. 

"공유 가치·오가닉 바이럴에 집중한 대담한 실행력"

올해 다이렉트 부문에는 189개, 아웃도어 부문에는 187개의 출품작이 접수 됐고, 치열한 심사를 거친 후 그 중 33개의 수상작이 탄생했다. 무수한 작품들 중 이승재 대표의 눈길을 사로잡은 트렌드는 '대담한 실행력'이었다.

그는 "요즘은 영상 광고 한 편이나 하나의 메시지만으로 승부 보는 시대가 아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공유되고 확산될 수 있는 셰어 밸류(share value)와 오가닉 바이럴(organic viral, 자연스러운 입소문)을 만들어내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이야깃거리나 유머를 만들기 위해 정말 말도 안되는 실행력을 선보인 캠페인들이 많았다. 케이스필름에서도 실행 부분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발명'보다 '발견'의 효용 창출에 눈길"

이승재 대표는 올해 스파이크스 아시아에서 '발명' 보다 '발견'의 가치를 실현한 캠페인에 개인적으로 더 눈길이 갔다고 말했다.

게토레이(Getorade)의 '터프 파인더(Turf Finder)' 캠페인(레오 뭄바이 대행)은 구글맵 데이터를 기반으로 붐비는 인도 도심 속에서 한산한 공간을 찾아 이를 운동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시켰고, 맥도날드(McDonald's)의 '나이트 클래스룸(Night Classroom)'(레오 마닐라 대행)은 열악한 집안 환경으로 인해 공부할 공간이 늘 부족한 학생들을 위해 하루 운영이 끝난 맥도날드 매장을 학습 공간으로 제공했다. 

이 대표는 "세상에 없던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발명'의 위대함도 물론 좋지만, 게토레이나 맥도날드 캠페인처럼 원래 있던 무언가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해 효용성을 창출해내는 접근 방식이야말로 광고대행사가 가져가야 할 방향성 아닐까 생각했다"고 전했다.

"매체·형식·제약 뛰어넘은 아이디어에 수상도 따라 와"

이승재 대표는 스파이크스 아시아에서 그랑프리, 골드, 실버, 브론즈를 선정하는 과정은 상상 이상으로 험난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8인의 심사위원들이 정말 의도적으로 흠집내기를 하듯, 아주 작은 부분들까지도 문제를 제기하며 상을 받을 가치가 있는 캠페인인가에 대해 집요하게 파고 들었다"며 "예를 들면, 한 친환경 자동차 브랜드가 차량을 옥외광고판 삼아 전국을 도는 캠페인을 제출했는데 차량으로 전국을 도는 것이 과연 친환경적인가에 대한 토론이 오갔다. 그 정도로 세심한 평가가 진행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살아남은 작품들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그 과정을 거치고 보니 스파이크스 아시아에서의 수상이 얼마나 쉽지 않은지 절실히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모진 평가를 거친 뒤 최종 그랑프리의 영예를 안은 주인공은 하이네켄(Heineken)과 네슬레(Nestle)였다.

아웃도어 그랑프리를 차지한 하에네켄의 '하이든 인 플레인 사이트(Heidden In Plain Sight)' 캠페인(레오 쿠알라 룸프르 대행)은 주류 브랜드 광고가 금지된 중국 시장에서 브랜드의 이름 중 일부인 '하이(Hei)'를 활용해 위트있게 규제를 피해 간 아이디어로 심사위원단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승재 대표는 "광둥어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와 같은 축하 인사에는 모두 'Hei'라는 문구가 들어간다. 하이네켄은 바로 그 부분을 브랜드의 모티브로 연결시켜 모든 광고에 'Hei' 문구와 함께 하에네켄 브랜드를 간접적으로 광고했다"며 "광고 문구는 새해 축하 인사이고, 광고 어디에도 하이네켄 맥주가 직접적으로 등장하지는 않지만 누구나 하이네켄 광고임을 알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브랜드가 처한 법이나 제도, 제약 속에서도 위트있게 이를 측면 돌파하는 전략으로 브랜드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했다"고 평했다. 

다이렉트 그랑프리를 수상한 네슬레(Nestle)의 '킷캣 브레이크 체어(The KitKat Break Chair)' 캠페인(VML 시드니 대행)은 게임 방송을 진행하는 스트리머들의 의자를 새로운 광고 매체로 탄생시킨 아이디어로 최고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 대표는 "킷캣은 '휴식'의 가치를 강조해 온 브랜드다. 게임 스트리머들이 잠시 휴식을 위해 자리를 비웠을 때, 카메라는 스트리머가 앉아있던 의자를 자연스럽게 비추게 된다"며 "이 캠페인은 스트리머의 의자에 QR 코드를 넣어, 시청자들이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게 했다. 의자를 새로운 매체로 창출 한 것은 물론, 브랜드 메시지와 소비자 접점을 정말 위트있게 연결시켰다"고 전했다. 

이어 "그랑프리 수상작들은 말 그대로 그랑프리를 수상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보여줬다"며 "어떤 각도에서 봐도, 어떤 문제제기를 해도 끝까지 살아남는 작품이 결국 그랑프리를 품에 안게 된다"고 말했다. 

이승재 아이디엇 대표 겸 CCO. ©정상윤 기자
이승재 아이디엇 대표 겸 CCO. ©정상윤 기자

"아이디엇은 여전히 도전자, 세계적 레퍼런스 꿈 꿔"

이승재 대표는 이번 심사를 통해 크리에이티브의 가치는 문제의 중요도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얼마나 중요한 문제를 해결했는가 핵심이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중국, 일본, 대만, 필리핀, 뉴질랜드, 카자흐스탄, 인도네시아 심사위원들과 함께 심사를 하면서 각자 문화도, 언어도, 지역도 달랐지만 단 한 가지, 세계적으로 훌륭한 캠페인에 대해서는 모두가 이미 알고 있었고 같은 생각을 갖고 있었다"며 "심사를 하던 중, 2023년 칸 라이언즈에서 아웃도어 골드를 수상한 마크로(Makro)의 '라이프 익스텐딩 스티커(Life Extending Stickers' 캠페인(그레이 콜롬비아 보고타 대행) 얘기가 나왔는데 심사위원 모두가 그 캠페인의 크리에이티브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캠페인에 대해 얘기하는 순간, 모두의 공통분모가 되는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전 세계적인 레퍼런스를 만들고 싶다는 강력한 동기가 생겼다"며 "앞으로 스파이크스 아시아나 칸 라이언즈와 같은 글로벌 광고제에 출품할 때 그런 부분을 가슴에 깊이 새기고 임할 것"이라고 전했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아이디엇은 이제 한국을 대표하는 중견급 독립대행사로 자리잡았지만 이승재 대표는 여전히 '도전자'로서의 자세를 강조했다. 

그는 "기성 광고 업계와 도전자의 구도로 본다면, 아이디엇은 여전히 10년 전과 같은 도전자라고 생각한다"며 "물론 그때보다 회사 규모도 커지고, 우리를 먼저 찾아주는 광고주들도 생겼지만 아이디엇이 목표로 하는 세계적인 회사가 되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도전자라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이어 "요즘 광고 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그 말인 즉슨, 누구도 이 위기를 뚫고 나갈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며 "누구도 방법은 모르지만 성과를 내야하는 상황. 아이디엇의 길은 바로 거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아이디어 중심으로 비즈니스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스스로 더 당당하고 자랑스러운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승재 대표는 "프로 직업인이라면 당연히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프로니까"라며 "아이디엇은 가장 최상위 무대에서 가장 빛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세계적인 회사,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하는 아이디엇을 기대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승재 아이디엇 대표 겸 CCO. ©정상윤 기자
이승재 아이디엇 대표 겸 CCO. ©정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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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경 기자muse@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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