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칸 라이언즈 소식
독립 에이전시 출품 수 18% 증가, 전체 출품작의 18%는 크리에이터 중심 콘텐츠
필립 토마스 회장 "몇몇 대형 조직이 지배하는 구조 아냐… 다양성과 차별성이 핵심"

"올해 칸라이언즈에는 독립 에이전시들의 출품이 증가했고, 크리에이터 중심의 콘텐츠들이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이제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하고 세상에 들려줄 수 있는 시대가 된거죠. 크리에이티비티(creativity)의 민주화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프랑스 칸 = ] 세계 최대의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벌인 칸라이언즈(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가 16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개막했다. 올해로 72회째를 맞은 칸라이언즈는 올해 또 다른 변화를 예고하며 글로벌 크리에이티비티 산업의 방향성을 새롭게 제시하고 있다.
브랜드브리프는 필립 토마스(Philip Thomas) 인포마 페스티벌(Informa Festivals) 회장 겸 칸라이언즈 회장과 인터뷰를 갖고 올해 칸라이언즈의 주요 변화와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필립 토마스 회장은 올해 독립 에이전시와 크리에이터들의 부상에 주목했다. 수십 년 동안 크리에이티비티 산업은 몇몇 대형 에이전시와 빅 브랜드, 대형 매체들이 주도하는 시장이었지만, 이제는 수 많은 플랫폼과 콘텐츠 크리에이터, 독립 대행사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시장의 구조에도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칸라이언즈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독립 에이전시의 출품작 수는 전년 대비 18% 증가했으며, 소셜 & 크리에이터 라이언즈(Social & Creator Lions) 부문에서는 전체 출품작 중 18%가 크리에이터 주도형 콘텐츠에 초점을 맞춘 세부 카테고리에 접수됐다. 이는 혁신과 대담한 발상이 규모에 의해 제한되지 않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필립 토마스 회장은 "독립 에이전시들의 출품이 증가하고,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의 부상이 함께 나타났다는 점은 칸라이언즈에 있어 매우 중요한 변화"라며 "이 모든 흐름은 이제 엔터테인먼트, 크리에이티비티, 스토리텔링의 세계가 이전보다 훨씬 더 넓고 다양해졌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처럼 몇몇 대형 조직이 지배하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에서 이는 매우 긍정적인 변화"라며 "다양성과 차별성이 크리에이티비티와 스토리텔링에 반영되고, 민주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다.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하고 세상에 들려줄 수 있는 시대가 됐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운 진전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예전에는 대형 글로벌 광고 대행사들이 압도적인 자본력과 인력, 미디어 파워를 바탕으로 크리에이티비티 산업을 주도했지만, 이제는 소규모의 독립 에이전시들도 뛰어난 아이디어와 실행력만 있으며 글로벌 무대에서도 얼마든지 인정받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이는 크리에이티비티의 권력 구조가 평준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올해 칸라이언즈에서는 K-크리에이티비티의 약진도 돋보인다. 페스티벌이 열리는 5일 내내 한국 연사들이 칸라이언즈 무대에 연사로 올라 글로벌 크리에이티브들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펼치는 것은 물론, 5명의 심사위원도 배출했다. 그만큼 칸라이언즈를 비롯한 글로벌 크리에이티비티 업계가 한국을 중요한 시장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관련 기사 K-크리에이티비티, 칸 입성… 현대차·CJ제일제당·스타쉽엔터, 무대 오른다)
이에 대해 필립 토마스 회장은 "한국은 오랫동안 크리에이티비티가 중시되는 주요 크리에이티브 허브로 자리매김해왔다"며 "한국의 에이전시들과 브랜드들은 크리에이티비티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한국의 크리에이티비티는 다른 나라들과는 다른 고유한 문화적 풍요로움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매년 한국에서 더 많은 인원이 칸라이언즈에 참여하고 있고, 한국이 칸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때마다 놀랍다"고 덧붙였다.
올해 한국에서는 기아, 꾸욱꾸욱, 다트미디어, 대홍기획, 비케이알(BKR), 성신여자대학교, 스튜디오좋, 안녕낯선사람뮤직앤사운드, 애드쿠아인터렉티브, 어셈블인, 온보드그룹, 이노션, 제일기획, 퍼블리시스코리아, 플랜잇프로덕션, 현대해상, HSAD, KT(가나다 순) 소속 전문가들이 참관단을 꾸려 칸을 방문했다. 이 밖에도 비바리퍼블리카, 엔자임헬스, 현대자동차, 이노션S, 스모어톡 등의 한국 기업 관계자들도 칸을 찾았다.
토마스 회장은 "칸라이언즈를 처음 방문한다면 수상작들을 많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수상작들을 통해 크리에이티비티가 조직을 어떻게 전진시키고, 세계에서 어떤 방식으로 우리의 의제를 진전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며 "크리에이티비티와 비즈니스 효과 간의 연결고리는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다. 비즈니스 성장을 고민하거나 조직 내에서 혁신을 이루고자 한다면 칸라이언즈의 작품들은 훌륭한 학습 자료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작품 감상 외에도, 전 세계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라"며 "전 세계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그들의 고민이 여러분의 고민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느낄 것이다. 칸라이언즈를 만끽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2025 칸라이언즈에는 총 2만6900편의 출품작이 접수됐다.
특히 디자인 라이언즈(Design Lions) 부문은 올해 전략적·행동적 영향력을 반영해 대대적인 개편을 단행한 이후, 출품 수가 17% 증가했다. 브랜드 및 사회 변화를 위한 디자인의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크리에이티브 B2B(Creative B2B) 라이언즈도 13%, 엔터테인먼트 라이언즈 포 스포츠(Entertainment Lions for Sports)는 15% 증가하며 팬 중심 및 퍼포먼스 기반 산업 내 크리에이티비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전략 트랙(크리에이티브 전략(Creative Strategy) 및 크리에이티브 효과(Creative Effectiveness) 부문)은 10% 증가하며 5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는 비즈니스 성과로 이어지는 전략 중심의 크리에이티브 접근 방식이 업계에서 중시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올해 10주년을 맞은 '글래스: 더 라이언 포 체인지'(Glass: The Lion for Change) 부문 출품작 수는 53% 증가했다. 교차성(intersectionality)을 포괄하는 다양한 접근을 통해 구조적 문제를 다루고 실제 세상에 영향을 주는 캠페인들이 늘어난 결과로 분석된다.
마리안 브라넬리(Marian Brannelly) 라이언즈 글로벌 어워즈 디렉터는 "올해 출품작들은 크리에이티비티가 비즈니스와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방식에 진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디자인적 사고를 통한 사용자 경험 혁신, 전략적 접근을 통한 비즈니스 성과 창출 등, 측정 가능한 임팩트를 요구하는 부문에서 눈에 띄는 성장이 이어졌다. 크리에이터 중심의 새로운 트렌드와 독립 에이전시의 활약은 업계가 새로운 방식으로 영향력과 혁신을 추구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2025 칸라이언즈는 6월 16일부터 20일까지 열리며, 매일 저녁 열리는 시상식에서 각 부문 수상작들이 발표된다. 페스티벌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칸라이언즈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수경 기자muse@newdaily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