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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에 휘둘리지 말고 스토리텔링에 집중하라"… '필름 크래프트'에서 이기는 방법

2025-07-11 09:34:05
[2025 칸라이언즈 수상작 인사이트] ①필름 크래프트(Film Craft)
호주 통신사 텔스트라·KFC·애플, 스토리텔링으로 승부
심사위원들이 주목한 본질은 '인간다움'과 '정성'
알리알리(Ali Ali) 필름 크래프트 부문 심사위원장이 6월 17일(화) 칸라이언즈 프레스 브리핑에서 심사평을 발표하고 있다. ⓒCANNES LIONS
알리알리(Ali Ali) 필름 크래프트 부문 심사위원장이 6월 17일(화) 칸라이언즈 프레스 브리핑에서 심사평을 발표하고 있다. ⓒCANNES LIONS

2025 칸라이언즈 필름 크래프트(Film Craft Lions) 부문 심사위원들이 강조한 심사 기준은 명확했다. 기술이 아닌 인간성(humanity), 속도보다 정성(craft), 트렌드보다 스토리였다. "사람들은 결국 자기 자신과 닮은 이야기를 보고 싶어 한다"는 말처럼, 화면 뒤에 담긴 마음과 손길을 읽어낸 작품들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11일 칸라이언즈코리아는 올해 6월 칸라이언즈 페스티벌에서 진행한 인사이드 더 쥬리 룸(Inside the jury room) 토크 세션에서 심사위원들이 소개한 수상작품 인사이트를 정리하여 소개한다.

첫번째 순서는 필름 크래프트 라이언즈다.

알리알리(Ali Ali) 필름 크래프트 부문 심사위원장은 "기술에 휘둘리지 말고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스토리텔링에 집중하라"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이나 자동화 기술이 영상 제작의 핵심으로 자리 잡은 요즘, 정작 사람들은 감정이 담긴 이야기와 손으로 만든 듯한 질감을 더 오래 기억한다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실제로 올해 필름 크래프트 부문에서 수상한 세개의 작품은 모두 정교한 연출력과 내러티브 중심의 접근으로 '스토리의 힘'을 입증했다.

제목: 텔스트라- 베러 온 어 베러 네트워크(Telstra - Better on a Better Network)
출품사: 베어 미츠 이글 온 파이어(BEAR MEETS EAGLE ON FIRE, Sydney)
브랜드: 텔스트라( TELSTRA)
제품·서비스: 텔스트라( TELSTRA)
수상: 2025 칸 라이언즈 필름 크래프트(Film Craft Lions) 그랑프리·골드 라이언, 필름(Film Lions) 골드·브론즈 라이언

텔스트라의 베러 온 어 베러 네트워크(Telstra - Better on a Better Network)는 무려 26편의 스톱모션 단편 시리즈를 통해 호주 전역 구석구석의 특징과 지역 주민들을 소개했다. 모든 영상은 수작업으로 제작했고, 내레이션도 실제 호주 사람들의 목소리를 녹음하여 사용했다.

심사위원들은 이 작품을 "따뜻한 집밥 같다(A warm, home-cooked meal)"고 표현하며, 인간적인 감성이 살아 있는 연출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이 작품이 완성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충분한 시간과 자유를 보장한 클라이언트의 역할이 크다"는 점도 덧붙여 설명하며 "때로는 좋은 작품은 공들일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목: 친구 찾기(Find Your Friends)
출품사: 애플(APPLE, Cupertino)
브랜드: 애플(APPLE)
제품·서비스:정밀 탐색기능(PRECISION FINDING)
수상: 2025 칸 라이언즈 필름 크래프트(Film Craft Lions) 골드 라이언, 필름(Film Lions) 골드 라이언

골드를 수상한 애플의 친구 찾기(Find Your Friends)는 스타워즈 팬들이 모인 코스튬 행사장을 배경으로, 아이폰15 제품에 탑재된 친구 찾기 기능을 유쾌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기능을 중심에 두고 이야기를 전개하면서도, 과하거나 부족하지 않은 절제된 연출로 "디렉팅 교본으로 사용해도 될 만큼 완성도가 높다"는 평을 받았다. 음악 역시 탁월했다는 심사평을 받았다. 이 작품은 필름 크래프트 라이언즈의 하위 카테코리인 '음악 각색 부문(Adaptation of Music)'에서 수상했다.

제목: 치킨을 믿습니다(Believe in Chicken)
출품사: 럭스 아티스트 / 마더 (LUX ARTISTS, London / MOTHER, London)
브랜드: KFC
제품·서비스: 치킨(FRIED CHICKEN)
수상: 2025 칸 라이언즈 필름 크래프트(Film Craft Lions) 실버·브론즈 라이언

실버 수상작 KFC의 '치킨을 믿습니다'는 대사도 내레이션도 없다. 사람들이 일상에서 벗어나 마치 뭔가에 홀린듯이 닭에게로 이끌려 모여드는 영상 말미엔 '치킨을 믿습니다' 카피가 등장한다. 독특한 콘셉트와 실험적인 연출로 "좀비 영화의 주인공이 닭이라면 이런 느낌일 것"이라는 심사위원들의 농담도 나왔다. 일부 심사위원은 "인간적인 정서가 부족했다"고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과감하고 기발한 시도가 돋보인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이 세 작품은 모두 '기술을 어떻게 썼는가'보다 '왜 그렇게 연출했는가'에 초점을 맞췄다는 공통점이 있다. 심사위원들은 "AI, 자동화, 생성형 기술이 넘쳐나는 지금이지만 결국, 남는 건 사람의 감정과 정성"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2025 칸라이언즈 필름 크래프트 부문 수상작 인사이트를 전하는 인사이드 더 쥬리 룸 세션 모습. (왼쪽부터) 니키 챕맨, 알리 알리, 커밀라 재피올라 심사위원. ⓒCANNES LIONS
2025 칸라이언즈 필름 크래프트 부문 수상작 인사이트를 전하는 인사이드 더 쥬리 룸 세션 모습. (왼쪽부터) 니키 챕맨, 알리 알리, 커밀라 재피올라 심사위원. ⓒCANNES LIONS

카밀라 재피올라(Camila Zapiola) 심사위원은 "사람들은 인간적인 이야기를 보고 싶어 한다"는 말을 남겼고, 니키 챕맨(Nikki Chapman) 심사위원은 "수상을 목표로 하지 말고, 훌륭한 작업을 목표로 하라"고 조언했다.

심사 마지막 날 심사위원들은 다시 한번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기술이 중심이었나? 아니면 사람과 이야기가 중심이었나?" 필름 크래프트란 결국 '크래프트'라는 단어가 지닌 물리적 기술과 정성이 살아 있는 작업이라는 데에 의견이 모였다.

한편, 칸라이언즈는 세계 최대·최고의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벌로 매년 6월 프랑스 칸에서 개최된다. 필름·인쇄·아웃도어 등 30개 부문으로 나누어 수상작품을 발표하며, 필름 크래프트(Film Craft Lions) 부문은 연출, 편집, 촬영, 음악, 음향, 연기 등 영상의 완성도와 디테일을 집중 조명하는 부문이다.

2025년 칸 라이언즈 수상작품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칸라이언즈 아카이브 '더 워크'에서 확인 할 수 있다.

올해로 72회를 맞는 칸 라이언즈 2025는 6월 16일부터 20일까지 프랑스 남부도시 칸(Cannes)에서 열렸다. 자세한 내용은 칸 라이언즈 홈페이지에서 확인 할 수 있다. 올해 국내에서는 기아, 꾸욱꾸욱, 다트미디어, 대홍기획, 비케이알(BKR), 성신여자대학교, 스튜디오좋, 안녕낯선사람뮤직앤사운드, 애드쿠아인터렉티브, 어셈블인, 온보드그룹, 이노션, 제일기획, 퍼블리시스코리아, 플랜잇프로덕션, 현대해상, HSAD, KT(가나다 순) 소속 전문가들이 참관단을 꾸려 칸을 방문했다.

칸라이언즈코리아는 오는 9월 24일부터 26일까지 올해 칸라이언즈에서 주목받은 글로벌 수상작품을 엄선하여 한국 관객들에게 소개하고 국내외 크리에이티비티 산업 전문가 강연을 선보이는 칸라이언즈서울을 진행하며 자세한 소식은 칸라이언즈코리아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칸라이언즈서울은 올해 30주년을 맞이해 다양한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다. 

은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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