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칸 라이언즈 소식
AI 조작 논란에 DM9 그랑프리 등 취소된 데 따른 후속 조치
"크리에이티비티는 세상을 바꾸는 힘… 신뢰가 담보될 때 가치 있어"

세계 최대·최고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벌 칸 라이언즈(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가 자사의 어워드 프로그램의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한 새로운 진정성 기준(integrity standards) 및 조치들을 발표했다.
14일 칸라이언즈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칸라이언즈는 내년(2026년)부터 모든 출품작에 대해 새로운 책임 기준과 진정성 기준을 적용할 예정이다. 이는 크리에이티비티의 문화적·상업적 가치를 보호하고, 실재하고(real), 대표성을 가지며, 책임 있는 크리에이티비티를 재확인하기 위한 조치다.
새로운 글로벌 크리에이티비티 진정성 기준(Creative Integrity Standards)은 다음과 같다.
진정성 기준 1: 소유권과 저작권(Ownership and Authorship)
모든 출품작은 출품사 고위 리더와 광고주 고위 마케터가 직접 승인해야 한다. 케이스 필름, 서면 설명, 데이터, 주장 등 모든 내용이 사실에 기반하고, 책임 있게 수집됐으며, 현실을 대표하는 것임을 확인해야 한다.
진정성 기준 2: 주장 검증의 정확성(Veracity of Claims)
① 2단계 검증 시스템: AI 분석과 사람의 검토를 결합한 이중 검증 시스템이 도입된다. 이는 글로벌 어워드에서 처음으로 사람+AI 하이브리드 검증 구조를 제도화한 사례다.
② 독립적인 데이터 전문가 지원: 모든 심사위원단은 데이터·효과 측정 전문가의 객관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
③ AI 진정성 핸드북(AI Integrity Handbook) 발간: AI 시대의 크리에이티비티 심사 기준을 명시하며, 수용 가능한 수준, 필수 공개 항목, 위반 사항에 대한 정의 등을 포함한다. 이 기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AI 원칙, PAI(Partnership on AI), 유네스코 AI 윤리 권고안을 기반으로 한다.
진정성 기준 3: 허위 제출에 대한 결과(Consequence of Misrepresentation)
① 수상 철회 및 실격: 제출 및 심사 과정 중, 혹은 수상 이후라도 허위 정보가 확인되면 수상 철회 및 실격 조치된다.
② 고의적 허위 제출 시 제재: 고의로 허위 정보를 제출한 경우 최대 3년 간 출품이 금지된다. 해당 회사의 심사위원 자격도 중지될 수 있다. 모든 제재는 독립적인 검토 절차를 통해 결정된다.
진정성 기준 4: 절차적 정의와 독립적 감독(Due Process & Independent Oversight)
① 독립 진정성 위원회(Integrity Council): 모든 이의 및 문제 제기는 법률·윤리·중립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심사한다. 출품자에게는 소명 및 항소 기회가 보장된다.
진정성 기준 5: 투명한 운영 구조(Transparency in Governance)
연례 진정성 감사보고서(Integrity Audit) 발간해 매년 우려사항, 개선사항 등을 투명하게 공개한다. 이를 통해 크리에이티비티 글로벌 벤치마크로서의 신뢰성을 지속적으로 확보한다.
이 진정성 기준은 업계의 변화 속도에 맞춰 지속적으로 검토 및 개선될 예정이다.
이번 발표는 올해 칸 라이언즈 행사 기간 중 조작, 생성형 미디어, 인공지능(AI) 활용 등에 대한 집단적 우려가 제기된 데 따른 후속조치로 보인다. 올해 크리에이티브 데이터 라이언즈(Creative Data Lions) 그랑프리를 수상한 브라질 대표 가전업체 꼰쑬 어플라이언시스(CONSUL APPLIANCES)의 'Efficient way to pay(효율적인 지불 방식)' 캠페인(DM9 상파울루 대행)의 그랑프리 수상이 취소된 바 있다.
DM9는 케이스 스터디 영상 내 일부 장면에서 CNN 브라질의 뉴스 보도를 무단 도용·변형한 AI 조작 영상을 사용했다. 보도된 적 없는 내용을 캠페인 반응처럼 연출해 심사위원단이 심사 당시 사실과 다른 정보를 근거로 판단하게 만든 것이다. 'Plastic Blood'(OKA Biotech)와 'Gold = Death'(Urihi Yanomami) 캠페인에서도 유사한 오류가 발견돼 이와 관련된 모든 수상 실적이 취소됐다. 이번 조작 논란의 여파로 이카로 도리아(Icaro Doria) DM9 공동대표 겸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hief Creative Officer, CCO)가 사임했다.
사이먼 쿡(Simon Cook) 칸라이언즈 대표(CEO)는 "크리에이티비티는 신뢰가 담보될 때만 가치가 있다. 그 신뢰는 당연한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쌓아야 하는 것"이라며 "이번 조치는 칸라이언즈뿐 아니라, 글로벌 크리에이티비티 마케팅 산업 전체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칸라이언즈는 70년 넘게 크리에이티비티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임을 증명하고 있다. 올해 크리에이티비티와 비즈니스 성과 간의 연관성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 인터브랜드(Interbrand)는 칸라이언즈 수상 브랜드 50개에 대한 분석을 통해 수상 이후 1년 간 평균 수익성은 2.7%, 시가총액은 4.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평균을 상회하는 수치다.
사이먼 쿡 대표는 "칸라이언즈의 핵심은 '성장을 이끄는 크리에이티비티'다. 이번에 도입한 새로운 기준은 크리에이티비티의 가치를 보호하고, 크리에이티브 우수성이 진정성과 동의어가 돼야 함을 명확히 하는 우리의 책임을 반영한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올해로 72회를 맞은 2025 칸라이언즈는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프랑스 남부도시 칸(Cannes)에서 열렸다. 자세한 내용은 칸라이언즈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올해 국내에서는 기아, 꾸욱꾸욱, 다트미디어, 대홍기획, 비케이알(BKR), 성신여자대학교, 스튜디오좋, 안녕낯선사람뮤직앤사운드, 애드쿠아인터렉티브, 어셈블인, 온보드그룹, 이노션, 제일기획, 퍼블리시스코리아, 플랜잇프로덕션, 현대해상, HSAD, KT(가나다 순) 소속 전문가들이 참관단을 꾸려 칸을 방문했다.
칸라이언즈의 하이라이트를 모두 담은 칸라이언즈서울 페스티벌은 오는 9월 24일부터 26일까지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열린다.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칸라서'에는 광고, 마케팅, 브랜딩, 디자인, 기술 등 다양한 분야를 대표하는 글로벌 전문가들이 연사로 무대에 올라 최신 트렌드와 성공 사례를 공유하고 크리에이티브한 인사이트를 나눌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