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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은 정답이 아닌, 질문에서 시작된다"… 코트니 브라운 워렌 킥스타터 CMO

2025-08-13 10:57:41
[Inside the Jury Room] 2025 칸라이언즈 이노베이션 심사위원장 인터뷰
코트니 브라운 워렌(Courtney Brown Warren) 킥스타터(Kickstarter) CMO
2025 칸라이언즈 이노베이션 심사위원장 코트니 브라운 워렌 킥스타터 CMO. ©프랑스 칸 = 이준원 기자
2025 칸라이언즈 이노베이션 심사위원장 코트니 브라운 워렌 킥스타터 CMO. ©프랑스 칸 = 이준원 기자

"우리는 지금, 진짜 문제를 풀고 있는가?"

2025 칸라이언즈 이노베이션 라이언즈(Innovation Lions) 심사위원장 코트니 브라운 워렌(Courtney Brown Warren)이 던진 질문은 단순했지만 강렬했다. 그리고 이어진 질문은 더 본질적이었다. "그 해결이 사람들에게 지속 가능한 가치를 줄 수 있는가?"

나는 그를 지난 2024 칸라이언즈 이노베이션 심사 테이블에서 처음 만났다. 조용히 경청하되, 말할 때는 한 치 망설임 없이 중심을 지키는 사람. 부드럽지만 단단한 말투, 복잡한 이슈 속에서도 흐트러지지 않는 시선. 그리고 1년 뒤, 심사위원장으로 그를 다시 마주했다.

트위터, 오디블, 로레알, 타임, 그리고 지금은 킥스타터. 15년 넘게 글로벌 브랜드를 이끌어왔지만, 정작 본인을 가장 잘 설명하는 말은 '경청하고 연결하는 리더'였다. 그의 리더십은 언제나 "팀이 최고의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공간을 열고, 장애물을 제거해주는 것"에 집중돼 있었다.

그가 말하는 '진짜 혁신'은 기술보다 사람이고, 연출보다 실용성이며, '정답을 내는 일'이 아니라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일'이라고 말한다. 이 시대에 브랜드가 진짜 혁신을 고민하고자 한다면, 지금 가장 먼저 던져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우리는 누구를 위해, 무엇을 바꾸고 있는가?"

Q. 다양한 산업에서 브랜드를 이끌어오셨습니다. 크리에이티브 리더로서 본인의 스타일은 어떤가요?

저는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을 기반으로 팀을 이끕니다. 먼저 경청하고, 팀원들이 최고의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공간을 열어주고, 장애물을 제거해주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하죠. 저는 항상 협업, 명확성, 그리고 목적에 집중합니다. 방 안에서 가장 큰 목소리를 내려 하기보다는, 진짜 필요한 목소리들이 들릴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게 제가 추구하는 리더십입니다. 그런 리더십이 크리에이티비티가 존중받고, 사람과 아이디어가 함께 성장하는 문화를 만들어간다고 믿어요.

Q. 킥스타터는 광고 플랫폼이 아니라 창작자와 혁신가들의 생태계죠. 최근 킥스타터의 혁신 정신을 잘 보여준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Pledge Manager'와 'Pledge Over Time' 기능이 대표적입니다. 'Pledge Manager'는 캠페인 종료 후 창작자들이 설문, 배송, 세금 관리, 애드온 제공까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도록 돕는 통합 플랫폼이고, 'Pledge Over Time'은 일정 금액 이상의 후원금에 대해 무이자 분할 납부를 가능하게 해주는 기능입니다. 이건 단순한 UI 업데이트가 아니라, 크리에이터 커뮤니티가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실제 니즈에 대한 솔루션이에요. 킥스타터는 지금 '처음부터 끝까지 연결된 올인원 창작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투명하고 의도적인 방식으로, 창작의 과정을 존중하며, 신진부터 베테랑까지 모든 창작자가 이 안에서 '자신의 미래'를 발견할 수 있도록 함께 나아가고 있어요.

2025 칸라이언즈 이노베이션 심사위원장 코트니 브라운 워렌 킥스타터 CMO. ©Cannes Lions
2025 칸라이언즈 이노베이션 심사위원장 코트니 브라운 워렌 킥스타터 CMO. ©Cannes Lions

"혁신은, 삶에 의미 있게 연결되는 기술입니다."
Q. 올해 이노베이션 라이언즈는 그 어느 해보다도 더 목적 지향적이고 명확한 초점을 가진 듯했습니다. 심사위원장으로서 가장 중요하게 본 기준은 무엇이었나요?
우리는 다음 네 가지를 가장 중심에 두었습니다. 대담한 크리에이티브, 사고방식을 흔드는 파괴성, 기술적 진보, 그리고 명확한 영향력과 확장 가능성. 단순히 첨단 기술을 보여주거나 눈길을 끄는 연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어요. 기술은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오늘 새로워 보이는 것이 내일은 구식이 될 수 있어요. 그래서 우리는 심사 내내 자문했습니다. "이 아이디어는 6개월 후에도 여전히 혁신적으로 느껴질까?" 또 하나 중요하게 본 요소는 '목적'과 '상업성'의 균형이었습니다. 단지 사회적 메시지를 담았다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그 메시지가 실현 가능하고 확장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었는가를 중심으로 치열하게 논의했어요.

"라이브 프레젠테이션은, 생각의 전환점을 만들어냅니다."
Q. 이노베이션 카테고리는 쇼트리스트에 오른 작품들이 현장에서 라이브 프레젠테이션을 하죠. 실제 심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라이브 프레젠테이션은 정말 강력한 전환점을 만들어냅니다. 발표를 듣고 나면 어떤 캠페인에 대한 시각이 완전히 달라질 때도 있었어요. 기술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삶에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단지 시연을 보는 것이 아니라, 질의응답에서 던져진 질문 하나가 작품의 본질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특히 주목한 건 기술력 자체가 아니라, 그 기술이 만들어내는 '의미', 그리고 형평성의 실현, 목적과 상업성의 연결이었습니다. 현실에 기여하는 구조와 확장 가능성—그 깊이가 진짜 혁신을 정의한다고 봤습니다.

2025 칸라이언즈 이노베이션 심사위원장 코트니 브라운 워렌 킥스타터 CMO(좌)와 그랑프리 수상팀. ©Cannes Lions
2025 칸라이언즈 이노베이션 심사위원장 코트니 브라운 워렌 킥스타터 CMO(좌)와 그랑프리 수상팀. ©Cannes Lions

"Sounds Right는 단지 캠페인이 아니라, 확장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Q. 올해 그랑프리를 수상한 'Sounds Right(AKQA 대행)' 캠페인은 어떤 점에서 심사위원들에게 결정적으로 다가왔나요?
모두가 입을 모아 "내가 저 생각을 했었으면", "저걸 진짜 실행에 옮겼다고?"라는 반응을 보였어요. 이건 단순한 크리에이티브가 아니라, 자연 보존을 위한 새로운 수익 모델이었고, 음악에서 출발해 향후 게임, 콘텐츠 산업 전반으로 확장 가능한 구조였죠.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 환경 보호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그게 우리에게 굉장히 강하게 다가왔어요. 이건 사람들의 행동을 바꾸는 혁신이죠.

*Sounds Right는 유엔 산하 문화 기관 UN Live와 스포티파이(Spotify)가 협력해 자연(Nature)을 세계 최초의 비인간 아티스트로 데뷔시키고, 자연의 소리가 담긴 음악 스트리밍을 통해 실제 생태 보존 기금을 조성한 캠페인이다. 음악을 듣는 일상적인 행위가 환경 보호로 이어지도록 설계된 이 프로젝트는 1억5000만 회 이상의 스트리밍과 1400만 명 이상 청취자, 22만5000달러(한화 약 3억원)의 보존 기금 조성 등 큰 성과를 거뒀다. 브랜드 목적과 크리에이티비티를 결합해 지속 가능성을 실현한 모범적인 글로벌 캠페인으로 평가받으며 2025 칸라이언즈 이노베이션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혁신은, 목적과 실용성의 교차점에 존재합니다."
Q. 올해 출품작에서 주목할 만한 혁신 트렌드는요?

올해는 목적 지향적인 문제의식과 기술적 창의성이 정교하게 결합된 작품들이 돋보였어요. 그중에서도 골드를 수상한 'Caption with Intention'은 단순히 청각장애인을 위한 캠페인이 아니라, 청각장애인과 함께 만든 작업이라는 점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특히 청각장애인 배우 마를리 매틀린(Marlee Matlin)의 발표 중, "나는 목소리에 pitch*가 있다는 걸 몰랐어요"라는 말은 저에게 정말 강하게 와닿았죠. *(pitch: 말하는 음의 높낮이, 감정이나 의도를 전달하는 중요한 언어적 요소) 저에게 너무 당연했던 개념이 누군가에게는 완전히 새로운 감각일 수 있다는 사실이, 이 캠페인의 본질을 정확히 말해준 순간이었습니다.

이 작품은 단순히 잘 만든 캠페인을 넘어, 왜 이 아이디어가 나왔는지, 누구와 함께 만들었는지, 그리고 왜 중요한지를 명확히 보여줬던 작품이었습니다. 감성, 디자인, 기술, 그리고 크리에이티브의 대담함 까지—우리가 심사에서 중요하게 본 모든 요소를 완벽히 충족시켰고, 수상은 정말 자연스러운 결정이었죠.

Q.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았던 작품이 있었나요?
'StreetNav'(Innovation & SDG Shortlist, Creative Data Silver)와 'Pain Visible'(Innovation & Pharma Bronze) 두 작품이 떠오릅니다. 일상의 작고 현실적인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면서도, 초기 타깃을 넘어 사회 전체로 확장 가능한 가능성을 품고 있었죠. 저는 이런 작업에서 진정한 혁신을 봅니다.

2025 칸라이언즈 이노베이션 심사위원장 코트니 브라운 워렌 킥스타터 CMO. ©Cannes Lions
2025 칸라이언즈 이노베이션 심사위원장 코트니 브라운 워렌 킥스타터 CMO. ©Cannes Lions

"크게 생각하라. 그리고 새롭게 연결하라."
Q.  이번 심사에서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가장 큰 배움은 무엇인가요?

크게 생각하라. 그리고 계속해서, 더 크게. 전혀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감을 내려놓으세요. 이미 존재하는 것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조합하거나, 새로운 맥락에서 재구성하는 것도 충분히 강력한 혁신이 될 수 있습니다. 새로운 파트너, 새로운 스케일, 새로운 관점으로 연결해보세요. 그 전환이 의미 있는 변화의 시작이 될 수 있으니까요.

"혁신은 정의하지 않는다, 질문을 통해 진화할 뿐"
Q. 이노베이션 카테고리는 앞으로 어떤 방향의 혁신을 수용해야 할까요?

'목적과 실용성의 교차점'에 있는 아이디어들이 특히 주목받고 있어요.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시도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구체적인 문제를 해결하며, 사람들의 삶에 실제 가치를 만들어내는 크리에이티비티가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었죠. 하지만 이 카테고리가 어떤 혁신만을 정의하고, 그 범위를 고정하는 방식은 지양하고 싶어요. 혁신은 언제나 질문에서 출발해 진화하고, 그에 따라 우리가 혁신을 바라보는 관점 역시 계속해서 달라질 테니까요.

Q. 그렇다면 브랜드가 '의미 있는 혁신'을 고민할 때 가장 먼저 던져야 할 질문은 무엇일까요?
"우리는 지금 실제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가? 그리고 그것이 사람들에게 지속적인 가치를 줄 수 있는가?" 질문은 언제나 방향을 만듭니다. 이 두 가지 질문은 브랜드가 나아가야 할 길을 결정짓는 나침반이 되어줄 것입니다.

강지현 서비스플랜코리아 대표(좌). ©Cannes Lions
강지현 서비스플랜코리아 대표(좌). ©Cannes Lions

[인터뷰어 노트]
이노베이션은 내일을 향한 싸움입니다. 이노베이션 심사실은 언제나 미래를 향한 열정과 가능성으로 가득합니다. 지금 막 세상에 나온 프로토타입부터, 실현 직전의 기술까지—그 모든 아이디어는 아직 미완성이고, 그래서 더 희망적이죠. 하지만 발표가 끝나고 문이 닫힌 뒤, 본격적인 심사 토론이 시작되면 우리는 늘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지금 이 아이디어를 우리가 인정하지 않으면, 이 혁신은 사라질지도 몰라"
"하지만 이 시도가 정말 산업 전체를 진화시킬 수 있다면, 지금의 어워딩은 충분히 가치가 있어"


이노베이션은 단순한 기술이나 아이디어가 아니라, 그것이 사람들의 삶을 바꾸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를 믿는 싸움이기도 합니다. 오늘 심사실에서 피운 작은 불씨가, 언젠가 내일을 비추는 한 줄기 빛이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안고 우리는 오늘도 그 가능성을 향해 나아갑니다. 한국의 혁신 스타트업, 대학과 연구소, 그리고 다양한 기업들이 이 가능성을 품고 칸라이언즈 이노베이션 무대에서 더 멀리, 더 크게 도약하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Inside the Jury Room] 객원 인터뷰어 소개
코트니 브라운 워렌 CMO와의 인터뷰를 진행한 강지현 서비스플랜코리아 대표는 2022 칸라이언즈에서 국내 스타트업 닷(DOT)의 '닷패드(닷패드(DOT PAD, The first smart tactile graphics display)' 캠페인으로 최고상에 해당하는 '티타늄 라이언즈((Titanium Lions)' 를 수상했으며 2024 칸라이언즈 이노베이션 라이언즈(Innovation Lions) 심사위원을 비롯해 스파이크스 아시아(Spikes Asia), D&AD, 애드페스트(ADFEST) 등 다수의 광고제 심사위원을 역임한 글로벌 크리에이티비티 전문가다. 강 대표가 이끄는 서비스플랜코리아는 아시아 지역 크리에이티브 전문지 캠페인 브리프 아시아(Campaign Brief Asia)가 발표한 2024 대한민국 크리에이티브 랭킹 3위에 오르며 강력한 크리에이티비티 능력을 인정받았다.

김수경 기자muse@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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