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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화의 힘, 참여와 공동 창작에 있어"… 박유진 CJ제일제당 마케팅 프로페셔널

2026-06-30 09:53:19
박유진 CJ제일제당 마케팅 프로페셔널, 칸라이언즈 2026 캠페인 하우스 스피커로 참여
"한국 문화, 단순 콘텐츠 아닌 참여의 인프라"
글로벌 K-컬처 열풍 속 여전한 이해의 간극 짚어… "브랜드는 메시지 아닌 초대 만들어야"
박유진 CJ 제일제당 마케팅 프로페셔널. ⓒ프랑스 칸=서성진 기자
박유진 CJ 제일제당 마케팅 프로페셔널. ⓒ프랑스 칸=서성진 기자

[프랑스 칸=유다정 기자] 한국 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공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박유진 CJ 제일제당 마케팅 프로페셔널(Marketing Professional)은 그 답을 한국 문화에 오래전부터 내재해 온 놀이와 참여의 감각에서 찾았다.

24일(현지시간) 스파이크스 아시아(Spikes Asia)는 칸라이언즈(Cannes Lions) 2026이 열리는 프랑스 칸 힐튼 호텔의 캠페인 하우스(Campaign House)에서 '어떻게 마케팅의 미래를 예측하는가(How Asia Predicts the Future of Marketing)'를 주제로 세미나를 펼쳤다. 

이날 세션에는 박유진 프로페셔널이 안드레아스 크라서(Andreas Krasser) 옴니콤 애드버타이징 홍콩 CEO 겸 옴니콤 애드버타이징 아시아 최고 클라이언트 파트너, 비디윳 카울(Vidyut Kaul) 필립스 퍼스널 헬스 성장 지역 총괄, 시우 팅 푸(Siew Ting Foo) 소울 포 프로핏 어드바이저리와 함께 연사로 참여했다.

박유진 프로페셔널은 '인프라로서의 문화: 한국(Culture as Infrastructure - Korea)'을 주제로 발표하며, 한국에서 문화가 단순한 콘텐츠가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팬덤, IP, 커머스를 연결하는 운영체제이자 인프라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전통적인 이야기 방식에서 발표를 시작했다. 서양 동화가 대부분 '옛날 옛적에(Once upon a time)'로 시작한다면, 한국의 이야기는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에'라는 말로 시작한다는 말을 꺼냈다. 한국인에겐 익숙한 이 어구가 이웃사촌 격인 아시아인들에게도 웃음을 자아냈다.

박유진 프로페셔널은 "아무도 왜 호랑이가 담배를 피웠는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바로 그 궁금증 때문에 사람들은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며 "이것이 스토리의 힘"이라고 이목을 끌었다.

이어 그는 한국인에게 스토리텔링은 단순히 이야기를 전달하는 행위가 아니라 문화 자체를 반영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의 전통 공연 문화인 풍물놀이와 마당놀이를 예로 들며 서구식 극장 문화와의 차이를 짚었다.

(가운데) 박유진 CJ 제일제당 마케팅 프로페셔널. ⓒ프랑스 칸=서성진 기자
(가운데) 박유진 CJ 제일제당 마케팅 프로페셔널. ⓒ프랑스 칸=서성진 기자

그는 "서구의 극장은 무대와 객석이 분리돼 있고, 관객은 무대 위의 이야기를 관찰한다"며 "반면 한국의 전통 놀이는 사람들이 같은 장 안에서 함께 참여하고,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구조였다"고 전했다. 

이어 박 프로페셔널은 "한국어로 우리는 이것을 '놀이'라고 부른다"며 "놀이는 참여하고, 연결되고, 함께 창조하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영어의 플레이(Play)가 한국어의 놀이로 완벽히 치환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는 "한국인에게 문화는 단순한 콘텐츠가 아니라 인프라다. 사람들은 더 이상 타기팅 당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연결되고, 소속되고, 함께 만들고 싶어 한다"며 한국 문화의 힘이 일방적인 전달이 아니라 사람들이 함께 들어오고, 반응하고, 관계를 맺으며 확산되는 구조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참여의 문화는 오늘날 K팝과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확산에서도 확인된다. 박 프로페셔널은 시니컬한 것으로 유명한 오아시스(Oasis)의 노엘 갤러거(Noel Gallagher)가 서울 공연 이후 한국 관객의 떼창 문화를 두고 '믿을 수 없는 경험'이라고 언급한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한국 사람들은 콘텐츠를 단순히 소비하지 않는다. 우리는 참여하는 법을 알고, 함께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박유진 프로페셔널은 K팝의 성공 역시 산업 시스템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고 봤다. 엄격한 트레이닝 시스템 등과 같은 요소들도 모두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 문화적 움직임을 만들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는 방탄소년단(BTS)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박 프로페셔널은 "전에는 많은 한국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유튜브를 진지하게 보지 않았다. 왜 콘텐츠를 무료로 줘야 하느냐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BTS는 유튜브를 통해 날것의 이야기와 개인적인 이야기를 공유했고, 이것이 BTS 역사의 시작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사람들은 거기에 반응했고, 반응은 참여가 됐으며, 참여는 관계가 됐다. 그 관계는 팬덤이 됐고, 팬덤은 문화가 됐으며, 문화는 움직임이 됐다"며 "이것 역시 공동 창작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아시아 시장의 미래를 형성할 핵심 요소로도 '문화'를 꼽았다.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서 미디어, 플랫폼, 기술은 계속 변화하고 대체될 수 있지만 관계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박유진 프로페셔널은 "AI가 콘텐츠를 더 쉽게 만들 수 있게 되면서 진짜 경쟁우위는 더 이상 콘텐츠 그 자체에 있지 않게 될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브랜드를 중심으로 구축되는 관계가 될 것이고, 모든 것이 증발한 뒤에도 남는 것이 바로 문화"라고 역설했다.

(왼쪽에서 두번째) 박유진 CJ 제일제당 마케팅 프로페셔널. ⓒ프랑스 칸=서성진 기자
(왼쪽에서 두번째) 박유진 CJ 제일제당 마케팅 프로페셔널. ⓒ프랑스 칸=서성진 기자

거대한 아시아의 부흥에도 불구하고, 왜 아시아 문화는 여전히 글로벌 문화 담론의 주변부에 머무르는 느낌인지 묻는 청중의 질문도 있었다.

이에 박유진 프로페셔널은 "아직 과정의 한가운데에 있을 뿐"이라며 "글로벌 사람들이 한국을 이해하는 방식 사이에는 여전히 간극이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 글로벌 프로젝트 경험을 소개하며 "서로 다른 시장에서 온 13명의 사람들과 회의실에 앉아 '여러분은 어떻게 한국적인 것과 사랑에 빠지게 되었나요?'라고 물었다. 각자의 개인적 경험은 달랐고, 대부분은 넷플릭스, 걸그룹 같은 문화적 요소를 통해 한국적인 것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며 "이는 실제 한국 문화와는 간극이 크다"라고 덧붙였다.

박 프로페셔널은 "이전에 한국 브랜드들은 서구화된 느낌을 원했다. 광고 모델이나 스토리를 만들 때 대부분의 플롯과 주인공은 서구적인 사람들이었다"며 "반면 지금은 한국적인 요소를 더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지금은 오히려 상품 패키지에서 한국어를 보고 싶어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것이 조화를 만든다. 우리가 모두 서구화될 필요는 없다. 이 방 안에 있는 우리도 모두 다른 나라에서 왔지만, 다르기 때문에 조화를 이루고 있다. 그 차이가 호기심을 만든다"며 "사람들이 참여하고 싶어 하는 이야기는 무엇인지, 사람들은 그 이야기를 어떻게 함께 만들 수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확산되도록 돕는 시스템은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

박유진 프로페셔널은 칸라이언즈의 여성 인재 육성 프로그램 'See It Be It(시잇비잇, 이하 SIBI)'에 한국인 최초로 선정되며 칸라이언즈를 찾았다. 

한편 제73회 칸라이언즈는 오는 26일까지 프랑스 칸에서 열린다. 칸라이언즈와 관련한 상세 정보는 칸라이언즈 공식 웹사이트칸라이언즈서울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유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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