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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창작자를 대체? 누가 창작자의 지능을 소유하는가가 진짜 핵심"… 파울러스·스튜디오좋

2026-06-30 09:53:35
김홍탁 파울러스 CCO·사판 카디르 CD·남우리 스튜디오좋 대표, 칸라이언즈 2026 연사로 참여
"기밀 자료 못 넣는 퍼블릭 AI 한계… 창작자 소유 지능 필요"
창작자의 창의 주권을 보호하는 에전틱 AI 솔루션 'Be.Ark'소개
칸라이언즈 2026, 6월 22일부터 26일까지 프랑스 칸서 열려
왼쪽부터 김홍탁 파울러스 CCO, 사판 카디르(Saffaan Qadir) 파울러스 CD, 남우리 스튜디오좋 대표. ⓒ프랑스 칸=서성진 기자
왼쪽부터 김홍탁 파울러스 CCO, 사판 카디르(Saffaan Qadir) 파울러스 CD, 남우리 스튜디오좋 대표. ⓒ프랑스 칸=서성진 기자

[프랑스 칸=유다정 기자] AI가 크리에이티브 산업을 바꾸고 있다는 사실에는 더 이상 이견이 없다. 그러나 이제 질문은 달라지고 있다. AI를 쓸 것인가 말 것인가가 아니라, 창작자가 쌓아온 판단과 취향, 작업 방식이 누구의 자산으로 축적될 것인가에 대한 문제다.

25일(현지 시간) 김홍탁 파울러스(PAULUS) 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CCO), 사판 카디르(Saffaan Qadir) 파울러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 남우리 스튜디오좋 대표(CEO) 겸 CCO는 2026 칸라이언즈에서 AI 시대 크리에이티브 산업의 핵심 쟁점으로 '창작자 소유 지능(Creator-owned Intelligence)'을 제시했다.

사판 카디르 CD는 지난 30년간 크리에이티브 산업의 작업 방식이 '파일' 중심에 머물러 있었다고 짚었다. 리서치, 브리프, 제안서, 최종 덱 등 대부분의 과정은 파일로 저장돼 왔지만, 그 파일은 특정 순간의 결과만 기록할 뿐 창작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는 설명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는 "파일은 우리가 무엇을 결정했는지는 보여주지만, 왜 그 결과에 도달했는지는 말해주지 않는다"며 "피드백에 어떻게 반응했고, 그 피드백이 판단을 어떻게 바꿨는지는 담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물리적 시대에서 정보의 시대로 넘어오며 속도는 얻었지만, 창작 과정의 맥락은 오히려 사라졌다는 지적이다.

사판 CD는 AI 시대의 전환을 '파일에서 지능으로의 이동'으로 설명했다. 파일이 정지된 기록이라면, 지능은 창작자와 상호작용하며 시간에 따라 진화하는 살아 있는 레이어에 가깝다. 문제는 이 지능이 어디에 축적되는가다. 그는 "우리의 판단과 관점, 변화의 이유가 저장된다면 질문은 결국 누가 그 지능을 소유하는가가 된다"고 강조했다.

남우리 스튜디오좋 대표. ⓒ프랑스 칸=서성진 기자
남우리 스튜디오좋 대표. ⓒ프랑스 칸=서성진 기자

남우리 대표는 실제 제작 현장에서 AI가 가져온 효용과 불안을 동시에 이야기했다. 스튜디오좋은 올해 10주년을 맞은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로, 애니메이션 기반 작업과 캐릭터·세계관 구축을 주요하게 해왔다. 

남 대표는 "최근 1~2년은 우리가 일하는 방식에 가장 큰 변화가 있었던 시기였다. 예전에는 아티스트들이 거의 모든 프레임을 손으로 그리다시피 했고, 말 그대로 손목을 희생해가며 작업했다. 하지만 생성형 AI 덕분에 상상력을 더 빠르게 확장하고 피칭 준비 시간도 크게 줄었다"며 "솔직히 그 흥분 뒤에는 두려움도 있다. AI가 만들어내는 결과물이 점점 좋아지면서, 10년 동안 쌓아온 스튜디오의 방식과 역량이 대체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퍼블릭 AI 도구의 가장 큰 한계로 기밀성을 꼽았다. 광고·크리에이티브 업계에서 클라이언트가 제공하는 자료 대부분은 NDA(기밀유지 협약)가 걸린 기밀 정보다. AI가 가장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순간은 실제 전략과 실제 자료를 넣었을 때지만, 바로 그 순간 크리에이터는 퍼블릭 AI에 아무것도 업로드할 수 없다.

남우리 대표는 "공개 AI에 우리의 크리에이티브 논리와 언어를 가르쳤을 때, 나중에 그 AI가 우리와 경쟁하는 누군가를 돕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느냐"며 "그래서 조심하게 되고, 조심하면 결국 얻는 것은 일반적이고 지루한 답변뿐"이라고 말했다.

사판 카디르(Saffaan Qadir) 파울러스 CD. ⓒ프랑스 칸=서성진 기자
사판 카디르(Saffaan Qadir) 파울러스 CD. ⓒ프랑스 칸=서성진 기자

이에 사판 CD는 대안으로 창작자의 지능을 창작자 쪽에 구축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핵심 원칙은 세 가지다. 민감한 자료가 외부로 나가지 않는 로컬 환경, 창작자의 판단과 맥락을 축적하는 개인화된 메모리, 그리고 특정 모델에 종속되지 않고 필요에 따라 엔진을 바꿀 수 있는 이동성이다.

이를 충족하는 것이 무료 공개 소프트웨어 Be.Ark로, 남우리 대표가 실제 테스트한 경험을 공유했다. 그는 스튜디오좋의 기밀 프로젝트 세 건을 로컬 환경에서 학습시킨 뒤, 제안서 구성에 대해 질문했을 때 AI가 일반적인 템플릿을 제시하는 대신 스튜디오의 과거 성공 사례와 실패 사례, 그 과정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답했다.

남우리 대표는 "검색엔진이라기보다 지난 몇 년 동안 회의실에 함께 있었던 사람처럼 행동했다"며 "그 의견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적어도 맥락이 있는 의견과 논쟁하는 것이었다. 인터넷 전체를 평균 낸 답변과 싸우는 것과는 달랐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방식은 조직 내부의 온보딩에도 도움이 됐다는 설명이다. 새로운 구성원이 들어왔을 때 회사가 어떤 방식으로 일하고, 왜 그렇게 판단하는지를 AI에게 물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남 대표는 "시니어의 역할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시니어의 시간이 정말 사람이 필요한 부분에 쓰일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김홍탁 파울러스 CCO, 사판 카디르(Saffaan Qadir) 파울러스 CD, 남우리 스튜디오좋 대표. ⓒ프랑스 칸=서성진 기자
왼쪽부터 김홍탁 파울러스 CCO, 사판 카디르(Saffaan Qadir) 파울러스 CD, 남우리 스튜디오좋 대표. ⓒ프랑스 칸=서성진 기자

대담은 창작자 소유 지능이 개인의 취향과 전문성을 새로운 미디어로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으로 확장됐다. 

사판 CD는 영화 감상 기록 플랫폼 레터박스드(Letterboxd)에 10년 넘게 쌓아온 자신의 영화 취향 데이터를 예로 들며, 이 데이터를 개인 AI 에이전트에 넣는다면 특정 플랫폼에 묶여 있던 취향과 전문성을 자신이 직접 소유하고 활용할 수 있다.

그는 "푸드 블로거, 북토커, 인플루언서처럼 특정 영역의 전문성과 취향을 쌓아온 사람들의 지식이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 가능한 미디어가 될 수 있다"며 "에이전트는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의 인터넷 구조에 대한 문제의식과도 연결된다. 거대언어모델(LLM)이 인터넷 전체의 콘텐츠를 학습한 뒤 답변을 제공하면서, 이용자는 원 출처를 방문하지 않고 AI의 답변만 소비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그 결과 웹사이트 트래픽과 광고 수익이 줄어드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사판 CD는 "실제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만의 에이전트를 만들고, 다른 사람들이 그 에이전트와 상호작용하는 세계에서는 가치가 창작자에게 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홍탁 파울러스 CCO. ⓒ프랑스 칸=서성진 기자
김홍탁 파울러스 CCO. ⓒ프랑스 칸=서성진 기자

남우리 대표는 지금이 창작자들에게 열린 중요한 기회의 창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은 채 매일 이 도구들을 사용하면, 도구는 더 강해지고 우리는 더 쉽게 대체될 수 있다"며 "겁을 주려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실제 대안이 있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당신이 당신만의 AI를 만들지 않으면, 누군가가 당신의 것으로 그것을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판 CD 역시 창작자의 관점과 판단이 다른 기업의 모델 안에 흡수되고, 그것이 다른 회사와 주주들의 수익으로 이어지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그것은 크리에이티브 산업의 진보라기보다 크리에이티브 산업이 채굴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홍탁 CCO는 이날 대담의 핵심을 '카이로스(Kairos)'라는 단어로 정리했다. 카이로스는 그리스어로 '결정적 순간' 또는 '적절한 때'를 뜻한다. 그는 "지금은 창이 열려 있는 순간이지만, 그 창이 언제까지나 열려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각자가 수년 동안 쌓아온 창의성이 누군가에게 넘겨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무언가로 성장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마무리했다. 

한편 제73회 칸라이언즈는 6월 22일부터 26일까지 프랑스 칸에서 열린다. 칸라이언즈 관련 상세 정보는 칸라이언즈 공식 웹사이트와 칸라이언즈서울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왼쪽부터 김홍탁 파울러스 CCO, 사판 카디르(Saffaan Qadir) 파울러스 CD, 남우리 스튜디오좋 대표. ⓒ프랑스 칸=서성진 기자
왼쪽부터 김홍탁 파울러스 CCO, 사판 카디르(Saffaan Qadir) 파울러스 CD, 남우리 스튜디오좋 대표. ⓒ프랑스 칸=서성진 기자
Be.Ark 홈페이지. ©파울러스
Be.Ark 홈페이지. ©파울러스

*에이전트 소프트웨어 Be.Ark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가능하다.

유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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