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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관계를 만들고 '직접' 행동을 유도하는 것이 다이렉트 부문의 미덕"
"대놓고 앞통수를 가격하는 아이디어 돋보여… 광고가 아닌 행동을 계획해야"
[프랑스 칸=유다정 기자] "광고를 계획하기보다 행동을 계획하라!"
올해 칸라이언즈의 다이렉트(Direct) 부문을 관통한 키워드는 '다이렉트' 그 자체였다. 아이디어를 넘어 실행과 행동까지 발휘될 때 진짜 크리에이티비티, 브랜드의 과감함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브랜드브리프는 2026 칸라이언즈에서 다이렉트 라이언즈(Direct Lions) 예심 심사위원(Shortlisting Jury)으로 활약한 김세희 이노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reative Director, 이하 CD)에게 올해 크리에이티비티 트렌드와 심사에서 읽은 인사이트에 대해 물었다.
김세희 CD는 "심사의 기준은 '가장 다이렉트다운 작품이었는지'였다"며 "타깃과 '직접' 관계를 만들고 '직접' 행동을 유도하고 '직접적인'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다이렉트 부문의 미덕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대담하게 다이렉트한 작품을 선정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얼마나 실행됐고 얼마나 움직이게 만들었는가'가 당락을 좌우했다"며 "비슷한 수준의 아이디어로 출발했어도 과감한 실행력으로 시장을 움직인 작품들이 두드러진 성과를 만들어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관점에서 김 CD가 가장 인상깊은 캠페인으로 뽑은 것은 단연 데 라 크루즈 오길비 산후안(DE LA CRUZ OGILVY, SAN JUAN)이 대행한 우바 앱(UVA APP)의 '우바 우바 봄본(Uva Uva Bombón)'이다.
그래미 수상 경력의 아티스트 배드 버니(Bad Bunny)가 지난 2월 열린 제60회 애플 뮤직 슈퍼볼 하프타임 쇼의 단독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올랐다. 무대는 푸에르토리코 전통 가옥인 '카시타(casita)' 콘셉트로 꾸며졌고, 모든 노래가 스페인어로 되어 있는 등 라틴 음악과 푸에르토리코의 정체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우바는 이 기념비적인 공연에 끼어들었다. 우버 이츠(Uber Eats)와 도어대시(DoorDash)라는 강력한 선도 기업이 있는 상태에서 우바의 시장 점유율은 약 13%에 불과했다. 더 많은 돈을 써서 정면 승부를 벌이는 방식으로는 경쟁자들을 이길 수 없었다.
푸에르토리코에서 우바는 '멋진 것', '끝내주는 것'을 뜻하는 은어다. 배드 버니의 노래의 '티티 메 프레군토(Tití Me Preguntó)'에는 우바가 세 번 나온다. 이에 우바는 슈퍼볼 하프타임 쇼에서 배드 버니가 우바를 외치면 우바 앱 내 모든 상품을 1달러에 제공한다는 파격 제안을 내놨다.
하프타임 쇼의 세트리스트(setlist, 페스티벌에서 연주하는 곡의 목록)는 보안 유지가 철저해 공연 전에 공개되지 않는다. 우바는 앱 안에서 사람들이 티티 메 프레군토를 불러달라고 요청할 수 있도록 해 사전에 앱 다운로드를 유도했다.
실제 티티 메 프레군토는 공연의 첫 곡이 됐고, 배드 버니가 우바를 외치는 순간 공연을 모니터링하던 AI가 우바 앱을 1달러 스토어로 만들었다. 전체 재고는 하프타임 쇼가 끝나기도 전인 15분 이내에 완판됐다. 사용자 참여(인게이지먼트) 대비 효율성의 점유율(share of engagement efficiency)은 83%로, 도어대시 보다 50배나 높았다.
이 캠페인은 다이렉트 부문 그랑프리와 실버에 더해 미디어(Media) 부문 실버, 소셜 앤 크리에이터(Social and Creator) 부문 실버, 엔터테인먼트 라이언즈 포 뮤직(Entertainment Lions For Music) 부문 브론즈 등을 획득하며 총 5관왕에 올랐다.
김세희 CD는 "흥미로운 점은 아이디어가 그리 독특하지 않다는 것이다. 아이디어는 단순하지만 브랜드의 과감한 실행력과 결단력이 놀라웠다"며 "잘 알려지지 않은 작은 배달 앱이 전 세계가 주목하는 슈퍼볼이라는 무대에서 일으킨 이 파격은 어느 빅 브랜드도 따라올 수 없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다이렉트다운 아주 쉬운 과정도 한몫을 했다. 광고를 보는 순간, 앱 켜고, 주문한다, 끝! 복잡한 첨단기술로 엉켜있는 흐름이 아닌, 너무나 단순명료한, 가장 다이렉트다운 시도였다"고 부연했다.
김 CD는 올해 다이렉트 부문의 키워드로, 그 본질이기도 한 '다이렉트' 자체를 꼽았다.
김세희 CD는 "광고에서 사람들의 행동까지의 거리가 더 짧아지고, 더 단순해지고, 더 다이렉트해졌다. 뒤통수를 치는 은유적인 아이디어가 아닌, 대놓고 앞통수를 가격하는 아이디어에 직접적인 흐름, 직접적인 실행이 돋보였다"며 "올해 AI와 같은 첨단기술 보다는 '실행과 행동'이 더 우세했다. 브랜드의 실행력, 브랜드와 사람들을 직통으로 소통시키는 것이 주류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심사를 통해 "광고를 계획하기보다 행동을 계획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며 "단순히 잘 만든 광고로 승부하기보다는, 행동을 유발하는 목적으로 접근한다면 아이디어는 오히려 단순해지고, 사람들과 브랜드와의 거리를 훨씬 더 좁힐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특히 김세희 CD는 "크리에이터의 역할이 크리에이티브한 아이디어에만 머물러선 안되겠구나, 하는 자극점이 됐다"고도 말했다.
그는 "현업에서 일할 때, 아이디어를 내는 데만 몰두하다 보면 기발한 아이디어로만 모든 걸 해결하려고 든다. 그렇게 되면 브랜드의 움직임은 제한적이 될 수밖에 없다"며 "이를 벗어나 크게 크게 움직이자. 크리에이티비티는 아이디어를 넘어 실행과 행동까지 발휘돼야 한다는 원칙을 재정비하는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김세희 CD는 "한국 캠페인들은 이미 글로벌 수준이다. 다만 좋은 캠페인은 많으나 좋은 광고 캠페인에 머무는 게 아닌가 싶다"며 "올해 다이렉트 부문 수상작들을 보면 좋은 광고 캠페인이 아닌, 시스템을 재설계하거나 행동을 재설계하는 시도들이 많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과감하게 로컬의 장점을 이용하기도 했다"며 "우리의 캠페인도, 흔히들 말하는 광고적인 것을 벗어나, 더 행동적이고, 더 한국적이고, 더 다이렉트적이 된다면 어떨까 싶다"고 조언했다.
한편 김세희 이노션 CD와 더불어 서가영 제일기획 CD가 아웃도어(Outdoor) 부문, 송창렬 크랙더넛츠 대표가 PR 부문 예심 심사위원으로 활약했다. 본심 심사위원으로는 김정아 이노션 대표와 김경신 파울러스 대표가 각각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와 디자인(Design) 부문 심사를 맡았다.
제73회 칸라이언즈 페스티벌은 6월 22일부터 26일까지 프랑스 칸에서 열렸다. 칸라이언즈 관련 상세 정보는 칸라이언즈서울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올해 국내에서는 고려대학교, 구글코리아, 기아, 스튜디오좋, HSAD, 이노션, 제3채널, 제일기획, KT, 트립닷컴, 한양대학교, 현대자동차(가나다 순) 소속 전문가들이 참관단을 꾸려 칸을 방문했다.





